불법침탈 당국, 정당방위권 무시 논란

최대현 | 기사입력 2013/12/27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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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침탈 당국, 정당방위권 무시 논란
검찰 주장 혐의 성립 안 되고 정당방위인데 무리한 기소?
최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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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12/27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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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주장 혐의 성립 안 되고 정당방위인데 무리한 기소?
민주노총 침탈을 막았다는 이유로 전교조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당한 검찰이 끝내 전교조 위원장을 법정에 세울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진다.
 
26일 민주노총과 전교조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22일 경찰이 민주노총 침탈하는 것을 막는 과정에서 연행한 138명 모두를 기소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유기수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검찰이 연행한 전원을 기소하겠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불법 난입한 경찰을 기소해야 할 판에 황당하다”고 밝혔다.
 
검찰 한 관계자는 이날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에 대한 한 종편과의 인터뷰에서 “법원이 혐의 성립을 문제 삼는데 그건 기소 이후 법정에서 다툴 내용”이라고 말해 기소 개연성을 확인했다. 이렇게 되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안2부가 구속영장까지 청구한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이 1순위로 법정에 설 가능성이 높다.
 
▲ 전교조는 26일 오후 서울 서대문 경찰청 앞에서 김정훈 위원장(왼쪽 두번째) 기소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 최대현
 
그러나 경찰의 민주노총 침탈은 압수수색영장도 없이 체포영장만으로 진행한 적법하지 않은 공무집행으로 검찰이 주장하는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자체가 설립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대법원 판례도 적법하지 않은 영장 집행을 막는 행위는 공무집행 방해로 볼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이날 오전 12시30분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법죄 혐의의 성립 여부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한 이유다.
 
게다가 경찰이 유리현관을 박살내 산산조각내면서 유리 파편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나온 정당방위라고 전교조는 주장했다.
 
김정훈 위원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교육희망>에 “경찰이 강화유리를 깨고 진입할 때에는 몸이 유리와 밀착되어 있어 공포스러웠다. 온 몸 위로 쏟아져 내리는 유리 조각에 경찰, 조합원 할 것 없이 모두 위험하다고 생각했다”면서 “내가 밀리면 내 뒤 유리문이 또 깨질 테고 많은 사람들이 다칠까 두려웠다”고 털어놨다.
 
당시 김 위원장과 한 공간에서 침탈을 막았던 민주노총 한 조합원도 ‘공포스러운 상황’을 설명했다. 이 조합원은 “경찰이 119를 시켜 유리현관을 깰 때 누구 하나 죽는구나 싶었다. 안에서 모두 사람 있다, 하지마라고 외쳤다. 무서웠다”면서 “그리고서 경찰이 밀고 들어오는 데 아무런 장비도 없이 맨 손으로 막으면서 방어해야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노총 조합원 역시 “유리현관이 산산조각이 나면서 전교조 위원장 등 산별노조 위원장한테 쏟아지는 데 아찔하더라. 위원장들이 크게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형법을 보면 21조에 자신에 대해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인 정당방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는 벌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불안한 상황에서 공포나 경악, 당황으로 인해 정당방위 행위가 그 정도를 넘어서도 죄가 없다고 못 박았다.
 
▲ 26일 김정훈 위원장 기소 중단 촉구 결의대회에서 전교조 조합원들이 경찰청에 커피믹스를 전달하고 있다. 경찰이 지난 22일 민주노총을 침탈하는 과정에서 커피믹스를 들고 나온 것을 풍자한 것이다.      © 최대현
 
이러한 이유로 검찰이 무리하게 기소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전교조는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 경찰청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김 위원장 기소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조남규 전교조 서울지부장은 “정보가 허술한 상황에서 난입하고서 죄를 덮어씌우고 구속영장을 신청한 경찰이 전혀 반성이 없다. 권력의 주구인 이성한 경찰청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노동자의 심장인 민주노총이 짓밟히는 데 가만히 있으면 아이들의 미래에 침묵하는 것”이라며 “구속되지 않고 돌아왔으니 더 열심히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결의대회에 참가한 50여 명의 조합원들은 “법원에서 확인된 민주노총의 불법 침탈에 맞게 기소 계획을 중단하다”고 요구했다. 법원의 심판을 구하는 기소 여부의 권한을 가진 검찰은 당시 정황 등을 종합해 기소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되면 기소유예처분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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